세간에서 가장 떠들썩한 사건이 바로 전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안거를 맞은 산사의 정적은 더더욱 묵직하다. 수덕사가 위치한 덕숭산 중턱에는 정혜사가 있다. 일제강점기 경허 만공스님이 이곳에서 주석하며 정법의 당간을 다시 세웠다. 이번 하안거에는 30명의 납자들이 방부를 들였다. 절반은 오후불식을 하기로 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한여름보다 뜨거운 구도열을 만날 수 있다. 안거 준비는 이미 사흘 전에 끝났다. 함께 참선할 큰방은 말끔히 청소된 상태였다. 결제법회를 마치고 들어온 스님들은 오후부터 각자의 좌복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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